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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8-25 13: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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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임대차 이야기①] 좋은 가게는 계약하기 전에 결정된다


상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



성두겸 | 20년 경력 공인중개사·부동산학 석사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설레는 순간은 마음에 드는 점포를 발견했을 때다. 유동인구도 괜찮고 위치도 좋다. 보증금과 월세도 예상 범위에 들어오고, 주변에서 “이 자리라면 장사가 잘될 것 같다”는 말까지 들으면 계약을 서두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상가 임대차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순간도 바로 이때다. 좋은 자리를 찾았다는 기대감 때문에 정작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할 기본적인 사항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가게의 성패는 영업을 시작한 뒤에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점포를 어떤 조건으로 계약하느냐에 따라 시작하기도 전에 상당 부분 갈릴 수 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등기사항증명서다.

 

계약 상대방이 실제 소유자인지, 근저당권이나 압류·가압류 등 권리관계는 어떻게 돼 있는지 살펴야 한다. 건물 가치에 비해 선순위 담보가 지나치게 많다면 보증금의 안전성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임대인이 친절하고 건물이 번듯하다고 해서 권리관계까지 안전한 것은 아니다.




 

두 번째는 건축물대장과 실제 영업 가능 여부다.

 

음식점, 미용실, 학원, 숙박업, 제조업 등은 업종에 따라 건축물 용도와 시설기준, 영업신고 또는 인허가 요건이 달라질 수 있다.

 

“전에 음식점이었으니 내가 하려는 업종도 당연히 되겠지”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이전 임차인의 업종과 새 임차인이 계획하는 업종이 다를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용도변경이나 추가 시설 설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계약금을 지급하기 전에 관할 행정기관이나 보건소 등 관계기관을 통해 해당 장소에서 예정한 영업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필요하다면 임차인의 귀책사유 없이 관계 법령상 예정한 영업의 신고 또는 인허가가 불가능할 경우 계약을 해제하고 지급한 계약금을 반환하는 취지의 특약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문구는 업종과 계약 상황에 맞게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증금 3천만 원, 월세 150만 원인 점포를 계약했다고 해보자.

 

계약을 마친 뒤 음식점 영업을 위해 별도의 배기시설 공사와 전기 증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여기에 주차비와 관리비까지 예상보다 많이 나온다면 처음 세운 사업계획은 금세 흔들릴 수 있다.

 

이처럼 계약 전에 한 번의 확인을 아낀 대가가 예상하지 못한 추가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

세 번째는 월세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고정비’​를 계산하는 것이다.

 

월세가 100만 원이라고 해서 매달 부담하는 비용이 100만 원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부가가치세, 관리비, 전기·수도료, 주차비, 냉난방비 등이 추가될 수 있다.

 

특히 관리비는 금액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어떤 항목이 포함돼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장사가 잘될 때 감당할 수 있는 월세보다 중요한 것은 매출이 예상보다 줄었을 때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인지 판단하는 일이다. 예상 매출이 20~30% 줄어드는 상황까지 가정해 보는 것도 현실적인 접근이다.

 

권리금이 있는 점포라면 단순히 ‘권리금이 얼마인가’​만 볼 일도 아니다.

 

무엇에 대한 권리금인지, 시설과 비품은 누구의 소유인지, 실제로 어떤 시설을 넘겨받는지, 상태는 어떤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업종에 따라 영업 관련 신고나 인허가의 승계 가능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는 것과 건물주와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서로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

 

권리금 계약을 서두르기보다 먼저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과 어떤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네 번째는 시설 상태와 원상복구의 출발점을 기록하는 것이다.

 

입주하기 전 점포의 내부와 외부는 물론 천장, 바닥, 벽체, 냉난방기, 간판 자리 등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두면 계약 종료 시 원상복구 범위를 둘러싼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기존 시설 가운데 임차인이 인수하는 시설과 임대인 소유 시설도 가능한 한 명확하게 구분해 두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계약서는 좋은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문서라기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의 기준이 되는 문서다.

 

계약 전에는 임차인에게 선택권이 있다. 그러나 계약금을 지급하고 계약이 진행될수록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좁아진다.

 

좋은 상권은 손님을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안전하지 않은 계약은 장사가 잘되기도 전에 사업을 흔들 수 있다.

 

인테리어보다 먼저 투자해야 할 것은 꼼꼼한 확인이다.

 

소상공인의 첫 번째 경영은 가게 문을 여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줄이는 계약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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