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기존 다주택자가 보유한 대출의 만기 연장이나 대환대출에 대해서도 신규 주택 구입 시 적용되는 강력한 대출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현재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규제 강화를 넘어선 조치로, 사실상 다주택자의 '돈줄'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출 기간 만료 후에 하는 대출 연장이나 대환대출은 본질적으로 신규 대출과 다르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 연장이나 대환도 신규 다주택 구입에 가하는 대출 규제와 동일해야 공평하다"고 지적하며,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단계적 실행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일거에 대출을 해소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고려해 "1년 내 50%, 2년 내 100% 해소처럼 최소한의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최근 다주택자의 대출 혜택을 손보기 위해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연장 시 RTI 규제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단순히 RTI 규제에 그치지 않고, 신규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고강도 규제를 기존 차주에게도 소급 적용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보낸 셈이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은 반드시 혁파해야 한다"며 내각과 비서실에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 연장 및 대환 현황을 파악하고 확실한 규제 방안을 검토하라고 공식 지시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특히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는 빌라나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울 등 수도권의 등록 임대주택 중 비아파트 비율이 8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대출 연장이 막힌 임대사업자들이 매물을 쏟아내거나 전세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그 피해가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조만간 구체적인 '기존 다주택자 대출 규제 로드맵'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기치로 내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드라이브가 시장의 안정을 가져올지, 혹은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