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조치는 최근 지정학적 위기와 환율 불안 등으로 촉발된 국내 유가 폭등세가 서민 경제와 국가 전반의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휘발유 출고가의 법적 상한선을 1724원으로 못 박아, 최종 소비자가격의 연쇄적인 안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즉각적인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유류비 비중이 높은 물류·운수업계와 영세 자영업자들은 정책 시행을 반기는 분위기다.
석병진 강원자영업소상공인협의회 회장은 "배달과 화물 운송 등 기름값에 생계를 기대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최근의 유가 폭등은 그야말로 생존과 직결된 치명적인 위협이었다"며,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최고가격제 시행이 벼랑 끝에 몰린 골목상권과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실질적인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시장 경제의 기본 원리를 거스르는 인위적인 가격 통제가 자칫 '시장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유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제 원유 도입 가격이 연일 상승하는 가운데 출고가만 묶일 경우, 그 손실을 고스란히 기업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격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정유사들의 생산 감축으로 이어져 오히려 '주유소 휘발유 품귀 현상' 등 공급망 훼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물가 안정이라는 시급한 불을 끄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당장의 소비자 부담은 덜어냈지만, 국제 유가 변동성에 따른 정유업계의 손실 보전 방안과 장기적인 수급 안정화 대책 마련이 향후 중대한 과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