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0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른 '인구감소지역' 재지정이 이뤄진다. 2021년 첫 지정 이후 5년 만이다. 강원도 내 18개 시·군 중 12곳은 이미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관심지역'으로 분류된 강릉, 동해, 속초, 인제 4개 시·군이 이번에 감소지역 꼬리표를 달 수 있을지가 지역 사회의 최대 화두다.
현재 정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과 각종 세제 혜택은 인구감소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면 연간 120억 원 안팎의 기금을 받지만, 관심지역은 3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4년간 누적된 재정 지원 격차만 수백억 원에 달해 지역 간 발전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획일적인 평가 잣대다. 인구 3만 명 붕괴를 앞둔 접경지역 인제군(올해 6월 기준 3만 771명)과 인구 20만 명이 넘는 부산 금정구를 동일한 정량지표로 평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군사 시설 보호구역과 국립공원, 상수원 보호구역 등 지역 개발을 가로막는 중복 규제의 특수성이 지정 과정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관심지역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강릉시 인구는 5년 전 21만 2965명에서 올해 6월 기준 20만 5666명으로 줄었으며, 동해시(8만 5589명)와 속초시(7만 8893명) 역시 최근 5년간 가파른 인구 감소세를 겪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석병진 강원자영업소상공인협의회 회장은 "인구 감소는 곧 지역 내수 시장의 붕괴를 뜻한다"며 "관심지역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재정 지원에서 소외되면, 지방의 풀뿌리 상권은 더 이상 버틸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다가오는 재지정을 앞두고 지역 여건을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지표 보완을 검토 중이다. 지역 생존이 걸린 중대한 사안인 만큼, 단순 인구 규모를 넘어선 지리적 특수성과 산업 구조를 반영한 세밀하고 합리적인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