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고강도 대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가장 파급력이 큰 조치는 다주택자 대출 규제다. 오는 17일부터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가 수도권과 규제지역에 보유한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이 전면 제한된다.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만기 연장을 막아 갭투자 등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다주택자의 신속한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당국은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촘촘한 예외 조항을 뒀다. 대책 발표일인 1일 기준으로 유효하게 체결된 임대차 계약이 있는 경우, 세입자 보호를 위해 해당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는 예외적으로 만기 연장을 허용한다. 또한, 이미 매도 계약이 체결된 주택이나 어린이집,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등 규제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주택은 보유 수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석병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횡성군지회장은 "수도권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을 옥죄면 대출 상환 압박을 느낀 갭투자 매물이 단기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다만, 자금이 부족해진 임대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전세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나 지방 비규제지역으로의 풍선효과 등도 꼼꼼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사업자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기에 유용하는 탈법 행위도 뿌리 뽑기로 했다. 2021년 이후 취급된 사업자 대출을 전면 점검하고, 용도 외 유용이 적발될 경우 신규 대출 제한 범위를 해당 금융회사에서 전 금융권의 모든 대출로 대폭 확대한다. 금지 기간 역시 2차 적발 시 최장 10년까지 늘어난다.
이에 대해 석병진 강원자영업소상공인협의회 회장은 "부동산 투기에 꼼수로 악용된 사업자 대출을 철저히 환수하는 당국의 방향성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촘촘한 전수 점검 과정에서 선량하고 영세한 소상공인들의 정상적인 사업 자금 융통마저 위축되거나 경색되지 않도록 일선 창구의 세심한 주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1.5%)을 경상성장률 전망치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강도 높게 관리하고, 중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가계부채/GDP 비율을 80%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