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비만과 당뇨 등 만성질환의 주범인 과도한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며 설탕세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단순히 개인의 식습관 문제로 치부하기엔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판단이다.
핵심은 '목적세' 성격의 부담금 신설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수준을 넘어선 고당분 음료와 패스트푸드 등에 일정 비율의 부담금을 매기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미 영국, 멕시코 등 다수의 국가에서 시행 중인 모델을 한국 실정에 맞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세수의 사용처다. 이 대통령은 "설탕세로 거둬들인 재원은 전액 지역 공공 의료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못 박았다. 수익성을 이유로 민간 병원이 기피하는 지방의 응급·분만·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쓰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증세'에 대한 조세 저항을 '공공 의료 강화'라는 명분으로 돌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방향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물가 자극을 우려한다. 식품 업계가 세금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경우, 서민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징벌적 과세'라는 업계의 반발과 실질적인 당 섭취 감소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논란도 넘어야 할 산이다.
정부는 조만간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과세 대상과 세율, 예상 세수 등을 담은 로드맵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 재원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식탁 물가만 올리는 옥상옥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